약수봉을 더 넓은 지리적, 생태학적 맥락 안에 정확히 위치시키고, 고립된 봉우리가 아닌 더 큰 산악 시스템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설정하는 것이 이 절의 핵심 목표이다.
약수봉은 강원특별자치도 홍천군 영귀미면 신봉리 산 9번지에 자리 잡고 있으며, 해발고도는 558.6m이다. 절대적인 높이는 특출나지 않지만, 그 중요성은 홍천의 명산인 공작산(孔雀山, 887.4m) 산군 내에서의 위치에 있다. 구체적으로 약수봉은 공작산의 서쪽 능선을 형성하며, 주봉으로 향하는 관문 또는 서곡과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약수봉의 지형적 정체성은 그 주변을 흐르는 물줄기에 의해 정의된다. 북쪽으로는 홍천강이, 남쪽으로는 덕치천의 하류인 수타계곡이 산을 감싸고 흐른다. 이러한 수문지리학적 환경은 약수봉이 ‘물에 둘러싸인’ 형세로 묘사되는 이유이며, 이는 훗날 이 산의 샘물이 갖게 될 중요성을 예고한다. 이 지역은 수태골, 무수골, 큰골, 옥수암골 등 여러 계곡이 그물망처럼 얽혀 있어, 약수봉이 ‘물의 산’이라는 명성을 얻는 데 기여했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은 약수봉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약수봉의 비교적 완만한 고도는 등반의 기술적 어려움보다는 접근성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한다. 특히, 문화적으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수타사와 인접해 있어, 일반 등산객, 영적 순례자, 생태 관광객 모두에게 매력적인 구심점이 된다. 따라서 약수봉의 정체성은 험준한 산악 도전보다는, 그 품에 안고 있는 문화적, 자연적 자원에서 비롯된다. 이는 약수봉이 단순한 ‘등반가의 산’이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적 산’임을 시사한다. 낮은 고도와 주요 문화 유적지와의 근접성은 방문의 문턱을 낮추고, 산의 가치를 높이가 아닌 그곳에 깃든 이야기와 자원(사찰, 숲, 물)으로 전환시키는 전략적 이점으로 작용한다.
홍천 약산샘물에 대한 심층 탐구 : https://idea.hp10.kr/library/lib_11.html